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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이야기/썸머 Story

온택트 시대 │재택근무하는 워킹맘 │ 1인지식기업 외로움과 고립감과의 싸움

 

1인지식기업이라고 하기는 민망하다.

기업이라고 할 정도의 유의미한 수입이 있어야 그렇게 부를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다고 일을 외주로 받아서 하는 프리랜서는 아니고

내가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일을 하니

어쨌든 내가 하는 일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표현은 '1인지식기업'이 되겠다.

 


 

어디에서나 일은 그냥 하면 되는데...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컸어서

늘 혼자 일만 깔끔하게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일이란 주로 글을 쓰거나 번역을 하는 작업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회사를 그만 두고 나서는 내가 그토록 바라던대로

집에서 번역 일을 하기도 했고, 글을 써 원고료를 벌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는 서울에 살고 있었고, 아이도 없었고, 더군다나 코로나도 없었다.

봄.가을에는 여러 행사에서 통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전시회 구경도 하고, 다양한 사업가를 만나고 때로는 해외에 가보기도 하며 종종 콧바람도 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아주 달라졌다.

나는 누군가에게 일을 받아서 하지 않는다.

즉, 내 일에 피드백을 해주는 상사나 업체가 없다.

내가 일을 하면서 이게 맞나? 잘하고 있는 것일까? 물어보고 싶지만 혼자서 결정하고 실행 해야한다.

 


 

 

나는 아이가 생후 11개월부터 유튜브 채널 운영을 시작했다.

지금 아이는 41개월이 되었다.

 

아이가 2돌이 될 때까지는 1주일에 6시간 정도만 파트타임 데이케어를 보냈고,

낮잠자는 2시간과 밤잠 재우고 2시간. 미친듯이 일을 했다.

개인적인 성공이나 명예, 돈을 위해서 한 것은 아니었다.

송두리째 망가진 30년의 내 인생 스토리가 조금이라도 의미있기를 바라는 몸부림이었다.

 

수제비 한그릇을 먹으려고 해도 내가 반죽하고 육수를 내야 했고,

짜장면 한그릇을 먹으려고 해도 춘장을 볶고, 면을 삶아야 했고,

김밥 한 줄도 당근을 볶아 직접 싸야만 먹을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았다.

 

집안일을 하고, 세끼 밥을 하고, 아이를 독점육아를 하며, 일을 해야해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에 아웃풋을 내려면 방법이 없었다.

나는 고립되어야했다.

 

의도적인 고립도 있었고,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애초에 이 일 자체가 혼자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근본적인 외로움과 고립감은 완전히 해소할 수 없는 것 같다.

직장 동료가 없고, 이끌어주는 선배가 없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남편과 아이를 각자 직장과 학교로 보내고 나면

오롯이 혼자 남아 몰입하여 일을 한다.

이따금 함께하고 픈 사람들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남을 가지지만

코로나도 있고, 지방 소도시에 뚝하니 떨어져 사는 상황이니 여의치 않다.

 


 

 

 

 

주말에는 무조건 근교로 나가기로 했다.

주로 한산한 바닷가나 공원을 마스크를 쓰고 다른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게 걷는 식이다.

 

집에서는 쉼을 가져야하는데 내게는 집이 사무실이므로...

주말에 집에 있으면 쉴 수가 없고 계속 머리가 복잡해졌다.

평일에 친구들과 말이 통하지 않아 대화에 목이 마른 아이는 '얘기'를 해야한다며 하루 종일 들들 볶았다.

주말 오후 내내 무기력하게 침대나 소파에 누워 있기도 했지만

이렇게 지치게 살며 아이도 제대로 못돌볼 바에는 일을 그만두는게 나을 터였다.

 

오프라인 모임도 어렵고, 코워킹 스페이스에 갈 수도 없고...

그래서 주말에는그냥 다 잊고 밖으로 나가는 식으로 했다.

주말에는 코칭 일정만 소화하는 식이다.

 

 

 

 

 

 

잠시라도 밖으로 나가니 기분이 전환되었다.

환경을 바꿔주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코로나가 끝나면 업무 환경도 바꾸고 싶다.

혼자 일하고 인간관계 스트레스는 받지 않지만,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일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