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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이야기/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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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지붕 집으로 가는 길 // 앤, 너는 내 딸이란다 매슈는 눈가가 촉촉해지는 느낌이 들자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푸른 여름밤을 수놓은 별빛 아래서 그는 격양된 걸움으로 마당을 가로질러 포플러나무 옆으로 난 울타리 문까지 걸어갔다. 매슈는 자랑스러운 듯 중얼거렸다.
초록색 지붕 집으로 가는 길 // 정말 근사한 밤이었지? 제인 : 정말 근사한 밤이었지? 나도 부유한 미국 사람이 돼서 호텔에서 여름을 지내고 싶어. 보석으로 치장하고 목이 깊게 파인 드레스도 입고, 아이스크림이랑 닭고기 샐러드도 먹으면서 날마다 즐겁게 보내면 좋겠어. 분명 그쪽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을 거야. 앤, 네 시 낭송은 정말 멋졌어. 앤 : 글쎄, 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평생 다이아몬드로 위로받지 못한다 해도 말이야. 나는 진주 목걸이를 한 초록색 지붕집의 앤에 아주 만족해. 매슈 아저씨가 이 목걸이에 담아 주신 사랑이 분홍 드레스 아주머니의 보석 못지않다는 걸 아니까. 여름을 보내기 위한 미국 부호들은 프린스 에드워드 섬, 화이트샌즈(흰모래마을)에 있는 호텔에 머물렀다. 에이본리에서 호화롭다거나 고..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정말 멋지게 해냈어, 앤 다이애나 : 앤, 합격했어. 1등으로 합격했어. 너랑 길버트랑 같이, 공동 1등이야. 그래도 네 이름이 맨 위에 있어. 아, 정말 자랑스러워! 정말 멋지게 해냈어, 앤. 매슈 : 거봐라, 내가 그럴 거라고 늘 말했잖니. 네가 수월하게 1등을 해낼 줄 아고 있었다. 마릴라 : 아주 잘해냈구나, 앤. 린드 아주머니 : 앤이 정말 잘한 것 같군요. 이런 칭찬은 받아야지. 친구들한테도 자랑거리가 되겠구나, 앤. 우리 모두 네가 자랑스럽단다. 은 나에게 재미를 주기도 하였지만, 나를 자극하는 자기계발서가 되기도 했다. 앤의 퀸학원 수석 입학건은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학교에 가본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교육에서 방치되어있던 고아 여자아이가 3년 만에 모든 아이들을 따라잡은데 모자라 한국으로 치면 도내 1등의 영..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제일 좋은 손님방에서 묵게 해 주마 조세핀 할머니는 약속대로 우리에게 손님방을 주셨어요. 방은 정말 우아했지만, 손님방에서 자 보니 어쩐지 제가 늘 생각했던 것과 달랐어요, 아주머니. 어른이 되어 간다는 건 그런 나쁜 점이 있는 거 같아요. 이제는 조금씩 알 거 같아요. 어릴 땐 그렇게 간절히 바랐던 소원들도 막상 이루어지면 상상했던 절반만큼도 멋지거나 신나지 않는 거 같아요. 중 앤이 에이본리에 잘 적응해나갈 무렵, 다이애나의 고모 할머니인 조세핀 배리가 에이본리에 등장한다. 조세핀 배리 할머니는 자기 말고 다른 사람은 절대 신경 쓰지 않는 다소 이기적인 노인네이다. 생긴건 어떤가. 마른 몸에 엄하고 꼬장꼬장해보이는 인상까지 풍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세핀 할머니는 돈이 많기 때문에 환영받는 존재였다. 엄격한 다이애나의 어머니, 배리 ..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볼록한 소매가 아직 유행하고 있어서 정말 기뻐요 마음에 들어요! 아, 아저씨! 아저씨, 정말이지 너무 아름다워요. 아, 뭐라고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소매 좀 보세요! 아, 행복한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아요. 퍼프 소매가 아직 유행하고 있어서 정말 기뻐요. 퍼프 소매 옷을 입어보지도 못하고 유행이 지나가 버리면 평생 한이 될 것 같았거든요. 절대 그냥 만족하지 못했겠죠. 앤이 초록색 지붕집으로 오고 1년이 훌~쩍 넘어서야 비로소 앤은 꿈에 그리던 유행하는 옷 한 벌을 얻게 된다. 세상 돌아가는 풍경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매슈가 우연히 앤의 옷차림이 또래 여학생들과 다르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마릴라는 한결같이 수수하고 칙칙한 옷을, 늘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서 입혔다. 다른 여자아이들은 옷소매가 불룩하고, 허리 부분에 화사한 장식..
다이애나를 불러 차를 마셔도 좋다 "낮에 다이애나를 불러서 같이 차를 마시며 놀아도 된단다." "오, 아주머니! 역시 아주머니도 상상력이 있르셨군요. 그게 아니면 제가 그걸 얼마나 바랐는지 절대 모르셨을 테니까요. 신나기도 하고 어른이 된 기분도 들어요. 탁자 상석에 앉아 차를 따르는 제 모습이 상상이 돼요. 그러고는 다이애나에게 살탕을 넣겠내고 묻는 거예요! 당연히 설탕은 넣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마치 모르는 것처럼요. 과일 케이크를 한 조각 더 먹으라ㄱ접시를 밀어 주고 잼도 더 권하고요. 오, 아주머니, 생각만으로도 신나요." - 빨강머리앤 중 빨강머리앤에서는 차를 마시러 오라거나 차에 초대한다는 표현이 많이 온다. 도대체 왜 사람을 불러서 밥은 안주고 차와 쿠키, 케잌을 주는 걸까? 손님이야 그렇다쳐도 힘들게 감사농사를 지어 허기..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홍당무! 홍당무! (앤 & 길버트 1) "홍당무! 홍당무!" 앤은 활활 타오르는 눈으로 길버트를 봤다. 쳐다보기만 한게 아니었다. 앤은 튀어 오르듯 일어났다. 앤은 분노로 이글거리는 눈길을 길버트에게 던졌고 화가 난 나머지 눈물까지 글썽였다. 그다음 '퍽'하는 소리가 났다. 앤이 석판으로 길버트의 머리를 내리쳤고 석판이 깔끔하게 두 동강이 났다. 에이본리 학생들은 늘 이런 소동을 좋아했다. 모두들 놀라면서도 신나서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앤은 11살에 미래의 남편을 만난다. 철천지 원수로 말이다. 사건의 발달은 이러했다. 길버트는 매우 잘생기고 키가 큰 매력적인 남자아이였다. 길버트는 여자아이들의 시선을 받는 것에 익숙한데, 새로온 전학생 앤은 자신을 거들떠보지도않는 것이었다. 길버트는 앤에게 주의를 끌고자 노력해보지만 실패하게 되고, ..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아이스크림은 천상의 맛이었답니다! 전 아직 한 번도 아이스크림을 못 먹어 봤단 말이에요. 다이애나가 어떤 맛인지 설명해 주려고 애썼는데, 상상만으로 아이스크림 맛을 알기는 힘든 것 같아요. 아이스크림은 말로 표현을 못 하겠어요. 마릴라 아주머니, 천상의 맛이었가는 건 확실해요. 빨강머리앤 소설 속에는 먹는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온다. 흔하게 등장하는 것은 각종 과일들인데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주민들은 대부분 직업이 농부인 관계로 집 앞에 과수원을 하나씩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집에 열린 사과를 따가지고 다니며 간식으로 먹는다. 각종 과일을 넣어 만든 케이크나 청, 음료도 소설 속에서 자주 등장한다. 밀가루와 설탕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였기에 케이크나 쿠키, 빵 종류도 식사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하지만 이 시..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연인의 오솔길은 낭만적이야 정말로 연인들이 걸어 다닌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다이애나하고 같이 정말 아름다운 책을 읽었는데 거기에 '연인의 오솔길'이 나오거든요. 우리도 그런 길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름도 참 예쁘잖아요. 무척 낭만적이고요! 캐번디쉬의 초록색 지붕집 박물관에는 연인의 오솔길 (Lover's Lane)이라는 작은 표지판이 붙은 산책로가 있다. 소설 속, 앤이 등교하기 위해 지나가는 길이 바로 이 연인의 오솔길이다. 거창한 이름과는 다르게 실제로 걸어본 연인의 오솔길은 좁고 소박했다. 이렇게 평범한 산책로는 앤과 다이애나의 상상력으로 인해 연인이 걸어다니는 낭만적인 길이 되었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남편과 연인의 오솔길을 걸어보았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들어왔다. 다이애나와 앤의 미팅 포인트였던 통..
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 마음의 벗, 다이애나에게 충실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앤 : 손을 잡아야 해. 이렇게. 원래는 흐르는 물 위에서 해야 하는데. 우린 그냥 이 길에 물이 흐른다고 상상하자. 내가 먼저 할게. 나 앤 셜리는 해와 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마음의 친구인 다이애나 배리에게 충실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다이애나 : 나 다이애나 배리는 해와 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마음의 친구인 앤 셜리에게 충실할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나는 친구가 별로 없고 사회성이 부족하다. 이렇게 쓰고 나니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나의 타고난 성향도 한 몫을 한다. 내향인이기 때문에 스트레스와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센서티브(예민한 사람, HSP, Highly Sensitive Person), 엠패스(Empath), 내향인 같은 개념은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