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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이야기/초록색 지붕집으로 가는 길

다이애나를 불러 차를 마셔도 좋다

 

 

 

 

 

 

 

 

 

 

 

 

 

 

 

 

 

 

 

 

 

 

 

 

 

 

 

 

 

 

 

 

 

 

 

 

 

 

 

 

 

 

 

 

 

 

 

 

 

 

 

 

 

 

 

 

 

 

 

 

 

"낮에 다이애나를 불러서 같이 차를 마시며 놀아도 된단다."

"오, 아주머니!
역시 아주머니도 상상력이 있르셨군요.
그게 아니면 제가 그걸 얼마나 바랐는지
절대 모르셨을 테니까요.
신나기도 하고 어른이 된 기분도 들어요.
탁자 상석에 앉아 차를 따르는 제 모습이
상상이 돼요.
그러고는 다이애나에게
살탕을 넣겠내고 묻는 거예요!
당연히 설탕은 넣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마치 모르는 것처럼요.
과일 케이크를 한 조각 더 먹으라ㄱ접시를 밀어 주고 잼도 더 권하고요.
오, 아주머니,
생각만으로도 신나요."

- 빨강머리앤 중

 

 

 

 

 


 

 

 

 

 

 

 

 

 


 

 

 

 

 

빨강머리앤에서는 차를 마시러 오라거나 차에 초대한다는 표현이 많이 온다. 도대체 왜 사람을 불러서 밥은 안주고 차와 쿠키, 케잌을 주는 걸까? 손님이야 그렇다쳐도 힘들게 감사농사를 지어 허기졌을 매슈와 일꾼 제리에게까지 저녁에 밥은 커녕 차를 준다. 초코 케이크를 하나 구워 생색을 내는 모습이라니... ...  한그릇  한그릇 든든하게 먹고 후식으로 커피를 먹는 나에게는 이해할  없는 풍경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알고 있는 차란 둘, 둘, 둘! 황금비율의 인스턴트 커피 정도였다. 집에 손님이 오면 작은 교자상에 엄마는 커피와 사과를 내왔다. 차를 마신다는  식후 디저트 정도였다. 

 

그래서 저걸 먹고 어떻게 힘을 쓴다는거야? 라는 의문이 들었다. 아주 나중에야  차가 애프터눈티(Afternoon Tea)와 같이 식사를 뜻한다는 것을 알았다. 차를 마신다는 후식을 먹는다는 것이 아니라 밥을 먹는다는 뜻이었던 것이다. 아침과 저녁 사이에 케이크나 쿠키, 과일청 등을 내어 차와 함께 마시는 엄연한  끼였던 것!

 

마릴라는 앤에게 다이애나를 초대해 애프터눈티를 대접해도 좋겠다고 말하는데, 앤은 무척이나 흥분하고 만다. 어른이 되어 티파티를 호스트하는 기분이었을테다. 기분이 무척 고무되었던 것은 다이애나도 마찬가지였던  같은데, 다이애나 역시  번째로 좋은 옷을 차려입고 나와 초대에 응한 것이다. 앤은 과일 케이크, 진저 브레드, 쿠키, 체리잼을 준비하였고  사람은 풍성한 티타임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앤이 본격적으로 티를 마시기  다이애나에게 준  딸기 주스(Raspberry Cordial)를 주었는데 다이애나가 주스를 마시고 기분이 좋지 않아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벌어진다. 알고보니 앤이 딸기 주스로  병은 포도주였고, 다이애나는 잔뜩 술이 취했던 것이다. 친구에게 술을 먹이다니! 초록색 지붕집에서 앤이 벌인 실수  Top 3에 꼽힐만큼의 큰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앤은 배리 부인의  밖에 나고, 다이애나와 앤은 서로 만나지도 못하는 사이가 되어버렸다.

 

앤은 크고 작은 실수와 말썽을 일으킨다. 순식간에 일어나버린 사건사고를 보고 있노라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프기보다는 왠지모르게 웃음도 나온다. 그리고 그러한 사건들은 어찌어찌  해결이 되어간다. 이렇게 실수를 통해 성장해가는 앤의 모습은 나에게 '실수해도 괜찮아. 누구나 일을 그르칠 때가 있어.'라고 말해주는  같다.

 

나이가 어리다는 것은 실수를 해도 주위로부터 이해받을 수도 있고  이를 만회할  있는 기회가 많다. 어린 아이가   있는 실수의 크기도 대부분은 인생에 직격타를 줄만큼 크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 점점 실수를 하면 안된다는 강박을 느끼는  같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도  번의 선택이나 실수가 게임에서 탈락하게 만들지 않는가!

 

그래서 앤의 실수를 보며 마음껏 웃고 위로를 받는다. '아직 괜찮아. 실수해도 괜찮아. 누구나 실수를 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