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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나르시시스트 일반

나르시시스트 연인의 공급자로 산다는 것 │ 영화 선셋대로

나르시시스트란 어떤 사람일까?

나르시시스트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어느 정도로 자신을 사랑하느냐면... 본인을 위해 타인을 희생시킬 수 있을 정도로 사랑한다. 자신의 연인, 배우자, 심지어 자녀까지도 자신의 행복이나 욕구, 필요를 위해 희생시킬 수 있는 존재들이다.




 

"나르시시스트와 연애를 한다는 것"


나르시시스트와 연애를 한다는 것은 항상 상대방의 욕구나 필요에 맞춰주어야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양보하고 타협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런 존재를 우리는 나르시시스트의 공급자(Narcissistic Supply)라고 부른다. 나르시시스트와 연애한다는 의미는 스스로 나르시시스트의 에고를 끊임없이 채워주는 공급자가 되는 것이다.

 

 

 

 

 

 

1950년에 개봉된 영화 <선셋대로(sunset Boulevard)>의 주인공 노마는 나르시시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녀는 무성 영화 시절, 여배우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1926년, 디스크식 발성 영화기의 발명으로 영화는 유성 영화 시대로 넘어가게 되었고, 노마는 대중에게 잊혀진 존재가 되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노마는 50세 중년의 나이가 되었으나 그녀의 시간은 수십 년 전, 그녀가 젊고 아름다웠던 전성기에 머물러있습니다. 그녀의 호화로운 저택에는 늘 같은 나이의 모습을 한 자신의 사진들로 가득차있습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나르키소스가 샘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한 것처럼 그녀는 자신의 젊은 시절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의 아름다움은 여전하고, 팬들이 자신의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고 믿습니다.

 

 

몽유병 환자를 깨워선 안 된다. 놀라 넘어져 죽는 수가 있다. 화려한 과거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절벽을 걷고 있었으니까. 필름에 담긴 자기 모습에 미치도록 집착하고 있다. 위대한 노마에게 그토록 자기로 꽉 찬 곳에서 어떻게 숨을 쉬는 것일까? 여기도 노마, 저기도 노마.

- 영화 중, 조의 나레이션

 

 

 

이처럼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에 대한 과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환상을 채워줄 수 있는 공급자가 필요합니다. 영화에서는 2명의 나르시시스트 공급자들이 등장합니다.

 

 

 

 

 

첫번째 공급자는 노마의 집사인 맥스(Max)입니다.  맥스는 신인이었던 노마를 발굴했던 영화감독이자 노마의 첫 번째 남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촉망받던 신예 감독으로써의 꿈이나 노마의 남편이었던 지위를 모두 포기하면서까지 노마의 곁에 남은 인물입니다. 

 

 

맥스가 하는 일은 노마의 허상을 채워주는 일입니다. 맥스는 노마에게 매주 팬레터를 보내며 수백만 명의 팬들이 노마의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고 믿게 도와줍니다. 노마는 영원히 아름다운 자신의 모습에 반해 남성들이 자신과 사랑에 빠질수 밖에 없다고 믿습니다. 맥스의 삶은 노마의 허상과  환상, 아니 치매로 인한 망상을 끊임없이 채워주는 것이었습니다.

 

 

 

 

 

 

또다른 나르시시스트 공급자는 영화의 주인공인 조(Joe)입니다. 조는 노마의 연인이자 각본가로 원치않는 생활을 하게 됩니다. 조는 어떤 남성이든 자신과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노마의 환상을 채워주는 공급자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맥스와는 다르게 조는 노마의 광기와 집착에 질려버렸음에도, 생활고로 인해 노마의 공급자가 되었습니다. 젊은 시절 큰 돈을 벌었던 노마는 건물 몇 개와 석유가 나오는 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돈이 많았습니다. 헐리웃 복귀에 실패한 조는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부득이하게 노마의 집에 살면서, 노마의 차를 끌고 다니며, 노마의 경제력에 기대어 생활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조가 정말 원했던 것은 각본가로서 헐리웃 복귀를 하는 것입니다. 베티(Betty)는 조에게 그의 시나리오를 보완해보자는 제안을 하게 되고 조는 밤마다 몰래 저택을 나가서 베티와 함께 작업을 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노마는 조의 일을 훼방놓습니다. 노마는 조를 원하고 가지고 싶어할 뿐, 조가 원하는 것에는 아무 관심이 없으며, 주지도 않고, 빼앗을 뿐입니다. 

 

 

객관적으로 노마는 조에게 많은 것을 해주었습니다. 좋은 숙식을 제공해주고, 자신의 차도 사용하게 해주고, 값비싼 물건들도 사주었습니다. 조가 간절하게 원했던 것을 쏙 제외하고 말입니다. 

 

 

조는 그런 노마를 떠나기로 합니다. 노마의 면전에 팩폭을 날리며 그녀가 가지고 있던 환상을 모조리 깨부신채 저택을 떠납니다. 자신에게서 도망가려는 공급자를 향해, 노마는 총을 쏘아 죽여버립니다. 현실을 인정하는 것 대신, 살인을 택하고 만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나르시시스트와 함께 살면서 역으로 그를 조종하는 법을 알고 싶어하십니다. 사실 나르시시스트와 공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의 허상을 끊임없이 채워주는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나르시시스트가 가지고 있는 허상에 의구심을 갖거나 의문을 제기한다면, 노마가 그랬던 것처럼 나르시시스트는 돌변할 것입니다.  

 

 

영화는 나르시시스트의 허상을 끊임없이 채워줬던 맥스나 나르시시스트에게 정면으로 대응했던 조 누구에게도 해피 엔딩을 선사하지 않았습니다.  나르시시스트의 공급자로 산다는 것은 나 자신을 잃어버려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일 겁니다.

 

 

 

https://youtu.be/XGhrCe5rseE